메루

메루가 꿈에 나왔다

⊂H㉭モ㉶ 2025. 4. 14. 12:42
메랴 고구마 머거

어제는 미루고 미루던 메루 용품 정리를 했다.
쓰던 계단이나 넥카라, 잘 안쓴 장난감 같은걸 한분이 나눔으로 다 가져가셨다.
나는 간식이나 사료도 다 나눔할 생각이었는데 엄마가 아는 사람 줄거라며 그냥 두라고 했다
사료도 완전 새거.. 한번밖에 못먹였다고 했다
이런걸 들으면 정말 그냥 얼굴이 찌뿌려지고 눈물이 바로 난다. 엄마는 메루가 떠났던 그 토요일에 집에 데려올 수 있을줄알고 메루전용 휴지도 샀었더란다
메루를 위해 싰던 물건들이 오빠방에 그냥 가득 있었다.
나눔할거리를 정리하던 와중에 엄마가 옷장에서 메루 옷들을 꺼냈는데.. 처음엔 아무생각없이 버리려고 했다
근데 정말 자주입은 옷들이나 오래된, 아주 어릴시절부터 입은 옷들은 차마 버리질 못하겠더라
근데 냄새가 너무 나서 ㅋㅋ.. 엄마가 뺠고 그냥 가지고있겠다고 했다. 맞아 그 작은 옷 몇점 둔다고 뭔일 있겠어?
우리 베냇저고리도 아직도 가지고있는데 뭐…
그래서 어제는 메루 생각이나서 정말 많이 울었다
엄마랑 나랑 하루종일 훌쩍훌쩍
그러고 샤브샤브도 먹으러 갔다가…
저녁이 되니 그냥 서울에 가고싶지 않아졌다
요새 부쩍 늘은 울음과 이 무기력한 기분으로…
사실 친구들 만나고 하면 당연히 또 웃고 떠들고 환기가 잘 될거 아는데.. 그냥 갑자기 다 짜증이나서
새벽에 급히 오늘 올라가는 기차를 취소하고 수요일 가장 늦은 열차로 미뤘다.

지난 토요일에 오빠 생일이었어서 식사를 하러 나가는길에 엄마랑 좀 크게 다퉜는데
엄마는 내가 늦게 일어나서 저녁에는 친구를 만나러나 나가고, 자기랑 보내는 시간이 너무 없다고 서운해했다
굉장히 짜증스럽게 말했는데 여튼 말의 요지는 저거였음
그래서 오늘 아침에 엄마랑 아침도 먹고
고구마도 먹고 하는데 우리는 고구마 먹고 남은 꼬다리. 끝에 단단한 부분은 꼭 메루를 줬었다. 그래서 그걸 보고 있다가 아 이걸 메루를 줘야되는데~ 하다가 큰방에 있는 메루 제단(?)에 올려줬다

왠지 진짜 먹을 수 있을것만 같고 ㅎ
메루를 기리는행위에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그러고 나니 평소보다 일찍일어나서 그런지
아니면 먹고있는 항생제 때문인지 또 잠이 밀려와서
8시 반쯤 잠에들었는데 꿈에 메루가 나왔다

메루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털길이 모습으로
눈물자국도 하나도 없이 정말 너무너무 이뻤다
꿈에서 나는 원래 현실에서도 예정되어있던 병원에 가는 길이었어서 아파트 단지에 서있었다
나는 메루가 어디에서 뭘하는지 훤히 보였는데
엄마랑 집에 있다가 나를 보러 막 아파트 단지로 뛰어 나왔다.
근데 트럭 하나가 들어오고 있어서 내가 메루 치일까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메루가 그걸 비웃듯 아주 빠르게 무려 다른 아파트까지 한바퀴를 다 돌고 오는게 아닌가
아마 천사라서 날아다녔나보다
여튼 트럭이 지나가고 메루가 풀쩍 뛰어서 내게 안겼다
너무 하얗고 귀여웠다 진짜로 생전에도 이런모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당시 잠에 들엇다 깻다 한 상태라 병원에 갈지말지 현실에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메루를 꿈에서보니 꿈에서의 나도 이렇게 귀여운데 가지말까? 하고 생각했다
메루는 실제라면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배를 보여주는 상태로 내게 안겨있었다
좀더 그냥 그러고 있어도 됐을거같은데
꿈에서의 나는 그래도 병원 가야지 하고 생각한뒤 메루를 내려놓고 엄마한테 가라고, 집으로 가라고 그렇게 메루를 보냈다.
꿈에서라도 좀 더 데리고 있지 바보 멍청이
어떻게 그렇게 너무 평소처럼 메루를 보냈어 바보야
메루를 안고, 보고 있었던게 체감 2분남짓은 되었을까
더 안고 있을걸
이제 또 꿈에 언제 나올줄알고..

그래도 너무 이뻤다 너무너무 귀여웠다 진짜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용모습으로 와준것도 너무 좋고
내일이면 메루 간지 한달인데 뭔가 그래서 왔나..?
뽀송하니 이쁜모습을 보니 천국에 잘 간것같아서
너무나 다행이었다
깨고나서 가족들한테 메루가 꿈에나왔다고 자랑하고
계속 또 울고 하다가 문득 고구마를 줘서 꿈에나왔나 했다

메루는 평소처럼 꿈에서도 나한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언니 좋다고 와서 안겼다가, 언니 할일있으니까 엄마한테 가라니까 또 말 잘듣는 강아지가 되어 집으로 갔다.
메루 다웠다 그냥
또 와주라 메루 너무 보고싶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