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23상반기의 기록

⊂H㉭モ㉶ 2023. 3. 7. 17:38

쓸게 너무 많은데 체력은 없는 관계로 매우 요약해서 작성하겠다.

 

2023년1/1 일출

올해는 가족들과 일출을 보았다. 

무슨마음으로 뜨는 해를 보았는지 기억이 안난다. 그냥 같이 올라간 메루가 귀여웠고.. 차가 많고..

차가 생각보다 많이 막혀서 차 안에서 해뜨는걸 본 사람도 있겠구나 참 찝찝하겠구나 생각한듯

22년 12월과 23년 1월에 나를 가장 크게 지배한 감정은 인내, 살인충동, 좌절감 등등

이젠 내가 긍정적인 사람인건지 뭔 증후군처럼 좋은 사람이려고 아둥바둥 노력하는건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일하다 보니 나의 EQ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것 같은데

좋은건지 모르겠다. 옛날에는 마냥 좋았는데ㅎ

 

그래도 여전히 세상에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것들이 즐비했다.

집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서 붕어빵을 팔기시작했다.

원래는 군고구마만 있었는데 사장님 이제 아시겠어요? 겨울엔 붕어빵입니다.

호떡도 같이 해주면 좋을것같은데 아무래도 난이도 측면에서 탈락당한듯하다.

나는 호떡이 더 좋은데..

지난 9월 제주 스벅에서 사온 리유저블컵은 원래 이모양 이꼴인건지 걸레가 되었다.

스벅 MD가 퀄이 안좋은건 알곤 있었지만 이정도일줄이야?

그래도 몇개월간 꾸준히 써줘서 이제 보내준다. 버리고 가야지.

12월 중순~1월 초 쯤 퇴사를 결심했는데 정확히 언젠지 모르겠다.

당장이라도 터질것같은 답답함이 향한곳은 결국 워홀..!

그렇다. 나는 너무나 사랑했던 회사를 퇴사하고 더 하고싶었던 일을 하러 떠난다 저 멀리 호주로.

퇴사를 결심하니 만남도 많아졌다.

우리 팀 어른들은 모두 나를 말렸다.

별로 튼튼하지도 않은 몸(ㅎ)을 이끌고 개고생을 하러 가는 내가 너무너무 걱정되나보다.

게다가 별로 좋은일로 퇴사하는것 같지도 않으니 마음이 많이 쓰이시겠지. 고마운 사람들.

내가 이 회사에 다니며 얻은 많은 보물들중 하나가 이 사람들이다.

일에 대한 열정, 사람에 대한 애정, 이 많은걸 뒤로하고 선택한 길이 가치가 있을지 하루에도 수십번 생각했지만,

괜찮다. 나에게 저런 보물들이 많은 이유는 오로지 내 위치, 몸담았던 장소가 괜찮아서가 아니다.

나는 이 세상 어디에 가서도 행복할 수 있고 내 가치답게 살 수 있는 사람. 나는 내 능력을 믿는다.

이 회사에서 3년간 일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되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면 또 다른것을 배우게 되겠지

현재로써 내 반짝거림이 이곳에 있으면 점점 그 빛을 잃어가기에, 고여 썩어버리기 전에 새롭게 가공하러 떠나는것이다.

어느 누구는 충동적으로 결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인생이 다 그런것 아닌가?ㅎ

여튼 난 퇴사를 한다. 3/4일에.

 

 

역시 분노와 권태 우울을 씻어내리는건 도파민

아바타2를 보고 거하게 치여버린 바람에 평소 보던 미디어들이 전부 아바타로 채워지고

아트북까지 구매해가며 열심히 덕질을 했다. 하지만 머글들의 메이져라 그런가 떡밥이... 떡밥이 없어..

오타쿠들의 마음을 울리기엔 너무 이세상것이었나보다 아쉬움.. 

혼자 숏츠랑 릴스만 보다가 손가락만 빨았다.

 

1/19-20 은 야자수모임에서 경주_포항 여행을 갔다.

BDSM

대게를 먹기위해 만난거였는데 완전히 미션 썩쎄쓰;

죽도시장 초입에서 한 이모한테 홀려 들어간 식당에서 국내산 대게를 먹었다. 

너무너무 달달하고.. 맛나고.. 조왔어요.. 또먹고싶다.. 내 생에 탑 3안에 드는 대게맛이었다. 

오랫동안 모아온 회비가 있었기에 돈걱정않고 놀았는데 오지게 좋았다.

역시 돈이 최고야

 

무슨 문화유적 마을에 갔다가 청송 한우를 먹으러 갔다. 역시나 소고기가 최고야

맛난걸 잔뜩 먹어서 행복했다. 

설에는 할머니집에 갔다. 오랜만에 메루도 함께.

 

이번 설은 생일과 겹쳐서 친구들과 만날 수 있었다. 도파시 모임에서 간 아웃백.

모자이크 개웃기게 나왔네

2월에는 불야시 모임에서 감포-경주에 갔다. 

얼마전에 간 경주를 또 간거였는데도 사람들이 바뀌니 또 새롭고 재미있었다. 

긴 해외 체류를 예정ㅎ하고 있으니 치과에도 다녀왔다.

왼쪽 어금니가 작년 겨울부터 심하게 시려서 

너모너모...너모 무서웠는데 다행히 그냥 양치 세게 해서 잇몸이 내려간거였더라 후 ㅎ

레진으로 떼우고(9만원) 스케일링도 마쳤다.

치과를 거의.. 4년? 만에 간 거였는데도 치석 없이 관리 잘했다는 말을 들어서 기분이 조왔다.

 

메루가 거의 걸레짝이 되기 일보 직전이라 미용을 급하게 했다.

쁘띠메루 하이

 

호주행을 결정한 뒤로 계비를 어서 털어야 했기 때문에 계틀로얄 모임도 2년만에; 하게 되었다. 2/16~/19

그사이에 장미언니는 둘째아들 윤기를 낳았다. 작년여름에 봤을땐 완전 신생아라 내가 안는것도 힘들어했는데

이제 8갤차라 목도 가누고 사람도 보고 웃고 해서 너무너무 귀여웠다.

 

 레전드 윤기

너무너무 귀여워서 계속 소리지르고 사진찍고 난리침

 

오랜만에 작가님 홍비까지 와서 신나게 서울에서 놀고

주말에는 강원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

처음 가는 강릉~ 은 평창 올림픽 이후로 진정한 관광지로 자리잡은듯 했다. 어딜가나 사람이 바글바글

저번 동해에서 먹은 장칼국수는 밍밍하기만 하고 고추장 맛만 났는데

금학칼국수 너는 나를 배신하지 않았지. 이것이 진정한 장칼이구나 할 정도로 깊은 맛..!

이거먹고 순두부 젤라또까지 조지니 천국이 따로없

 

숙소도 좋았다.

간만에 묵어보는 좋은 숙소 만족~

많은 음식을 먹었지만 그 중 원탑은 누룽지 오징어 순대.

나는 오징어도 순대도 오징어순대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웬걸...? 통통한 오징어 안에 빠싹하고 짭쪼름한 누룽지속이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다.

게다가 이거 어디 다른데는 팔지도 않고 만듨수도 없어서 진짜로 여기서만 먹을 수 있었음 ㅅㅂ!!!!!!!!!!지금도 먹고싶음..

 

3박4일의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오니 돼지가 되어있었지만 행복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여전히 일은 많았다.

우리 회사만의 특이한 시스템으로.. 우리팀일을 전반적으로 다 컨트롤 했던게 나뿐이어서 인수인계하기에 바빴다.

와중에 들려오는 이상한 소문들, 루머까지 쳐내려니 머리가 빠사질것 같았지만

한두달 지나니 1도 신경 안쓰는 경지에 오르기도 했다.

내가 모씨 때문에 퇴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는데 진실은 아니었지만

그런 소문이 돌았다니 고맙기까지 했다.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겠지

걔가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들법한 인간상이기도 했으니 ㅎ

바쁜 와중에도 세상은 아름다웠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빛, 색깔은 매일봐도 조금씩 다른 풍경이다.

얼른 호주의 풍경도 감상하고 싶다. 

 

잊고 살았었는데 건강검진 바로 다음날 비자가 나왔다. 예~~~~개빠른데?

또 메루와 함께 잠들며 이 작은 생물을 어찌 두고가나 눈물을 흘리는 날이 많아졌다. 

메루는 너무 작고, 귀엽고, 따끈하고 나를 좋아한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언니가 사라지면 우리 메루 슬퍼서 우째요(오열)

메루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서

매일 메루한테 언니 쪼꿈만 있다가 올거니까 기다려 달라고, 사랑한다고 속삭인다.

 

퇴사 3일전엔 짐을 쌌다. 근무 / 휴일 / 휴일 / 근무(퇴사일) 의 스케쥴이었고 마지막 근무가 주말이라 정신이 없을것같았다.

마감시간에 정리하다보니 이것저것 줄 사람도 없어서 다 챙겨오게 되었다. 

진짜 안녕이 다가온다.

 

와중에 3월 다솜 진료도 보았다.

심초음파 검사하고 차도가 있으면 약을 줄여본다고 했는데 실패했다.

뭐 안좋은건 아닌데... 선생님 생각! 보다는 심장소리가 아직 안좋은듯 했다.

조금 실망..

그리고 내가 길게 해외체류를 가서 이제는 엄마가 병원에 데리고 올거라고 하니 선생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보호자가 바뀌면 갑자기 병원에 데려오지않는 경우가 많다고 ㅠㅜ 선생님 저도 걱정되요

엄마한테 잘 일러놔야겠다.

 

마지막 직원 할인 뽕을 뽑기위해 엄마랑 메루랑 매장으로 갔다.

우리 메루도 언니 직장에 한번 와봤네 그래도~

친한 동료가 메루를 좋아해서 어르고 안고 우쭈쭈 난리를 지겻지만

메루는 오늘 하루 병원-매장을 왓다갔다 하느라 기분이 이미 나락가서 ㅋㅋㅋㅋㅋㅋ안긴 사진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저 힘없이 안겨있을뿐 ㅠㅠ 아 귀여우라

 

밖에 데리고 가니 평소와 같이 힘세고 강한 메루로 돌아왔다. 귀요미.

그리고 3/4 나는 장렬히 퇴사를 마쳤다.

그날 하루 동안 도합 7번의 눈물이 있었지만은,

동료들이 하도 울어서 나도 옮은거였다.

이제 새로운 여정을 떠난다. 

3년간 너무너무 행복했다. 

 

아디다디도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