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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드론에서의 추억들 4/1~4/11일상 2023. 4. 11. 21:56
이제는 어딜 가도 우리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곳
이 숙소에서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장기 투숙을 받을 생각이 없냐고 주디에게 물었지만
우리 퇴실 이후로 주디 친구+에어비앤비 예약으로 꽉 차 있는 달력을 보여주었다.
에어비앤비 슈퍼호스트인 주디의 집은 인기폭발 섹도시발 그 자체였음을...
감기로 삼일은 드러누워있었지만 이 집과 추억이 많다. 첫날 우리집을 지켜주던 수호 도마뱀.
창틀에 숨어 있다가 유리창으로 벌레들이 다가오면
빠르게 와서 호로롭~!! 많이 먹고 많이 자라서 바까지 다 먹어주길 바랬지만 이 이후로 보지 못했다. 어디로 갔니
호주는 해가 질때면 이렇게 온 세상에 불이 난 것처럼 빨개진다.
언제봐도 감탄 또 감탄
아직 한국에 있었을때 외식을 많이 하게 될 줄 알고 우리 숙소 근처에 어떤 식당이 있는지 많이 알아봐뒀었다.
24시간 햄버거집이 바로 앞에 있길래 우왕 호주버거~ 하고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버거킹이었음ㅎ
패기롭게 들어간 버거집에 낯익은 컬러들을 보고 뭐야... 버거킹 짭이야..? 했는데 걍 버거킹이었다는걸 알았을때의 허무함이란 ㅋㅋ 이날은 날씨도 정말 너무 좋고 감기도 나아가고 햄버거 먹고 기분이 너무 좋아서
친구들하고 횡단보도에서 띵띵땅땅춤을 가볍게 췄더니 지나가는 차가 클락션을 울리고 엄지척을 해줬다.
돈내고 봐라
저녁으로 삼겹살을 구워먹은 날엔 음식 냄새 때문에 주방 창문을 살짝 열어뒀는데
그 사이로 오매나~~ 요 쪼꼬미가 들어왔다. 분명히 나가는 걸 보고 창문을 완전히 닫았었는데
나중에 천장 보니까 집에 들어와있음; 어케 들어왔닝???
사람 기척을 느끼면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인다 역시 바의 포식자... 너무 빨라서 외관은 귀여운데 조금 징그러웠음
그리고 알게된 또하나의 신기한 사실.
친구 S에게는 호주의 모든것이 높다고 한다.
모라고~~?? 개에바 첨에 들었을땐 뭐그런게 다있을까 했는데
빨래를 혼자 널지 못하는 그녀를 보고 탄식해버림
그녀의 키가 그리 작은것도 아니다. 163정도는 되는데 화장실 가구나 다른것들이 다 높다고 함
싱기하다.
우리 록시는 언제나 귀여워.
사심 가득한 록시 사진
며칠째 함께 살던 애기 도마뱀은
우리 생활반경안으로 들어오니 좀 위험한것 같아서 잡아서 밖으로 내보내 줬다.
호주는 대파도 크네 했는데 대파아니고 리크였음 주디 M 나 이 날은 집주인 주디와 함께 요리를 한 날이었다!
한국인 여성 세명이 집에 묵고 있으니 한국 음식에 관심이 생긴 듯 하다.
오늘 친구들이 집에 점심을 먹으러 오는데 김치를 만들어 보겠다고 하는것이 아닌가..!
주디 김치는... 김치는 어려워요..
김치는 집마다 할머니들의 레시피가 있고, 우리같이 젊은이들은 시도조차 못하는 여러운 음식이라고 이해 시켜 보기로 했지만 겉절이 정도로 만드는건 괜찮지 않을까 하고 같이 근처의 하나로 마트로 향했다.
하나로 마트가 있는 첨사이드 쇼핑몰에 처음 가보았는데
엄청 크고 살것도 많고 좋았다. 여길 왜 이제야 왔지..?;; 주디가 아픈 무릎을 이끌고 우리를 여기저기 구경시켜 주었다.
이스터 다음날이라 세일도 많이하고 우리는 그저 돈벌면 여기와서 쓸자 이러고만 있었음ㅋ
집으로 돌아와선느 본격적인 주디 집안내를 받았다.
무려 1917년에 만든 자수들과
그녀의 가족의 역사를 들을 수 있었다.
사진을 약간 족보처럼 전시해놓았던데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 옛날에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니..!!
영화에서만 보던 옷을 입고 찍은 진짜 고대인(?)들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작된 김치전쟁
젓갈을 사서 겉절이 처럼 해보려고 했던 우리의 아이디어는
그냥 버무리기만 하면 되는 김치소스를 보고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하나로 마트에 외국인들을 겨냥해서 나온 김치 소스가 있었는데 진짜 걍 배추 썰어넣고 섞기만 하면 됐다.
걱정반 의심반으로 사본건데 맛은 ㅋㅋ 비빔면 소스에 버무린 배추맛이었음
서양인 겨냥제품 답게 하나~도 자극적이지 않았다.
주디의 딸 케이트는 양념을 쪼꼼 찍어먹어보더니 이마저도 맵다고 그러던데
정식으로 김치를 만들었다면 먹지도 못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행으로 여기자.
집으로 찾아온 주디의 친구 부부 애비와 토미와 함께 칵테일도 만들어 함께 먹었다.
테이블 세팅 되게 이뻤는데 담고보니 그냥 한식뷔페되서 웃겼음
못다한 첨사이드 쇼핑몰 구경을 마치고 저녁에는 갑작스런 미용파티.
주디가 강아지 털을 깎아야 된다고 하더니 우리 강아지(메루) 털을 직접 미냐고 물어봤다.
가끔요? 라고 했더니 갑자기 바로 바리깡 꺼내버림ㅋㅋㅋㅋ
제가 잘 하지는 못하는데요 지금 록시 털도 주디가 직접 자른거라고 하니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피해자 1 앨리.
존나 내가 땜빵만들어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앨리 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미안
주디가 웃었는지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졸라웃겻다..
앨리 털로 만든 앨리
다음 피해자 록시.
내가 얼굴 좀만 다듬어 보겠다고 하니까 주디가 이제는 불신이 담긴 눈빛을 보냈다.
조금만..?진짜 조금만>?ㅋㅋㅋ 라고 눈빛을 주고받고 록시얼굴을 쪼꿈 다듬어 주었다.
다음날. 이 숙소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짐을 다시 다 싸고 무릎이 좋지 않은 주디를 위해서 집안일을 조금 도왔다.
가족같은 사람과 집을 떠나려니 먹먹했다. 떠나고 싶지 않았다..!!
에어비앤비를 연장하고 싶었지만 주디의 친구 리사가 3개월동안이나 이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했다
리사 ㅂㄷㅂㄷ....리사 싸움 잘해?!
어쨋든 떠나는 날에도 우리는 할일이 있었기에
여러 공공기관을 떠돌고 공증을 받고 한 결과 CRN과 호주에서의 운전면허증을 얻을 수 있었다.
4~5시쯤 집으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흑흑.. 우버가 50달러가 넘는다고 하니 주디가 차를 태워주겠다고 했다 주디 ㅠㅠ
그리고 갑자기 친구들이 주디와 부둥켜 안고 울기 시작했다.
안히 얘들아 외 우니..;
이게 끝이 아닌데 난 주디와 계속해서 연락할것이고 이 집에도 자주 들릴거다.
이 인연은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 난 주디 코리안 도터라고~!!!!!!!!!!!!!!!
지금 다른 숙소로 옮겨 지내고 있는 중인데 문자도 하고 전화도 하고 있다.
주디도 우리가 그립고, 걱정되니 새로운 일이 생기면 바로바로 말해달라고 했다.
만난지 열흘 밖에 안된 낯선 땅의 사람에게서 이렇게 빨리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길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주디 사랑해요 또 찾아갈게요(왜냐면 우리 모든 주소지가 저 집으로 되어있어서 라이센스랑 우편물 존나게 갈 예정ㅋㅋㅋ)
안녕 케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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